패미컴 시절 ‘열혈 시리즈’로 불리며 국내 올드 게이머들에게도 친숙한 <열혈경파 쿠니오군>과 <더블 드래곤>의 창시자 기시모토 요시히사가 지난 4월2일 세상을 떠났다. ‘벨트 스크롤’이라 불리는 횡스크롤 액션 장르에 그의 게임이 남긴 유산은 물론 추억까지 지대하다. 성공한 게임의 개발자는 유명 작가나 영화감독 같은 명성을 얻는다. 익숙한 이름이 많아질수록 매년 부고 또한 적잖이 듣게 된다. 지난해엔 <콜 오브 듀티>를 만든 인피니티 워드의 공동 창립자였던 빈스 잠펠라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을 접했다. 액티비전을 떠나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를 세우고 이제 EA 임원으로 <배틀필드 6>를 성공적으로 론칭시킨 시점이었다. 현대 1인칭 슈터(FPS)의 기틀을 다지고 장르의 방향성을 이끌었던 그는 성탄을 며칠 앞둔 오후, 소유한 빨간색 슈퍼카를 몰고 나갔다가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다. 미형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대전액션게임 <데드 오어 얼라이브>와 <닌자 가이덴> 시리즈로 유명한 이타가키 도모노부. “하야부사(주인공)는 이미 완벽하니 제대로 못 다루는 플레이어가 나약한 것”이라 말해 일찍이 고난도에 집착하는 플레이어들의 M 성향을 자극했던 그도, 지난해 10월에 사망한 소식이 뒤늦게 전해지며 트레이드마크였던 선글라스를 영영 벗었다. 이른 나이에 떠난 이들 ‘네임드’의 부고는 게임 개발자도 일종의 록스타처럼 여겨지던 짧은 시대의 이른 종막처럼 보이기도 한다.
스타는 드라마틱한 죽음을 연출하거나 의도치 않게 수행하고, 뒤에서 드러나지 않게 일한 스태프는 조용히 암에 걸린다. 게임 개발자들의 부고를 정리하며 한 사람의 이름을 같이 기억하려고 한다. 1980년 스페이스 인베이더 전국 대회 우승자이자 전설적인 개발사 인터플레이의 공동 설립자, 비디오게임 명예의 전당 현액자인 레베카 “버거 베키” 하이네먼(1963~2025). 게임 디자이너이자 프로그래머로서 그는 특히 게임을 다양한 콘솔과 OS로 이식하는 ‘포팅’ 작업에서 마법을 발휘했다. 그는 커밍아웃한 성전환 여성이었고, 평생 업계에 LGBTQ+ 포용을 위해 헌신했다. 넷플릭스 다큐 <하이 스코어>에서 그는 “(게임을 하면서) 나다워질 수 있었고, 여자로 게임할 수 있었죠”라고 말한다. 내가 아닌 나로 나다워지기. 게임의 본질이 담긴, 잊을 수 없는 말이다. 게임 개발자도 죽는다. 그러나 이들이 남긴 게임은 계속 플레이될 것이다.


